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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일본 신용카드 이야기


일본은 신기할 정도로 현금을 선호하는 문화가 강하다.

아직까지도 신용카드 결제가 안되는 가게들도 많이 있고, 또 된다 하더라도 비자, 마스터 같은 특정 브랜드의 카드만 결제가 된다고 하는 경우도 보인다.
(내가 살고 있는 동네 마트가 그랬다. 처음 이사오고 아무생각 없이 아멕스 카드 냈더니 안된다면서 비자나 마스터카드 없냐고 물어보더라)

그렇다 보니 일본은 현금사용을 줄이고 캐시리스(cashless) 사회로 전환하는 것을 국가적 과제로 이런 저런 시도를 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상황이 이러하다보니 한국처럼 카드지갑 하나만 들고 외출을 한다던지 하는 것은 생각하기 힘들고
지갑에 어느정도의 현금을 항상 채워둬야 마음이 편하다.

이처럼 일본은 신용카드 쓰기에 좋은 나라는 아니지만
그렇다해도 신용카드가 없으면 아쉬운 상황도 있고
또 신용카드를 쓰면 포인트나 할인 혜택 등 장점도 있으니 한 장 정도는 만들어 두는게 좋은 것 같다.


2. 보유중인 일본 신용카드

 

현재 나는 일본에서 신용카드를 세 장 보유하고 있다.

나는 평소 쇼핑을 거의 안하고 그냥 편의점에서 담배나 살 때 쓰는 용도라 사실 한 장만 있어도 차고 넘치는데 어찌어찌 하다보니 현재 들고 있는 건 세 장이나 된다.
(한때 6장까지 들고 있었는데 그나마 줄어든 것이다.)

현재 일본에서 보유중인 신용카드.

MUFG카드 (미쯔비시UFJ)

내가 가지고 있는 유일한 은행계 신용카드이다.

일본에서 은행계 신용카드는 별로 인기가 없다.
은행계 카드는 상대적으로 연회비가 비싼편이고, 포인트 환급율등 혜택이 별로이기 때문이다.
거기에 심사 난이도는 오히려 더 높으니 인기가 없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저 카드를 만든 이유는
미쯔비시UFJ은행이 내 주거래 은행이라 ATM수수료 혜택을 받기 위함이었다.

그렇게 발급만 해두고 묵혀두고 있었는데
올해 미쯔비시UFJ은행이 관련 내용을 개정되면서 신용카드가 항목에서 빠지게 되었다.
즉 저 카드를 들고 있어도 ATM수수료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게 되어 버렸다.

단 하나의 이유마저 사라져 버렸기에 조만간 해지할 예정이다.

 

라쿠텐 핑크카드

신용카드는 라쿠텐이 점유율을 높이려고 엄청 노력 중인 분야이고 실제로도 아주 많은 사람들이 이용 중인 카드이다.
다만 라쿠텐의 무지막지한 마케팅은 일본에서도 악명이 높은데 요새는 기존 라쿠텐 카드 보유자에게 라쿠텐카드 한 장 더 만들라고 광고 중이다.

아무튼 카드 자체는 꽤 장점이 많다.
노멀카드 기준 연회비가 무료에다 포인트 환급율도 다른 카드들 보다 높고,
라쿠텐의 다양한 서비스와의 연계성도 좋으며, 또 발급심사 난이도도 낮다는 점 등등.

그렇다 보니 일본인 뿐만 아니라 일본에 사는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카드이다.
다만 내 경우는 에포스 카드를 주력으로 사용했기에 라쿠텐 카드는 딱히 필요가 없었다.

하지만 뭐랄까...
다들 한장씩은 라쿠텐카드를 들고 있는 것 같아서...
어느날 충동적으로 신청하고 발급 받았다.

발급신청을 할 때 디자인을 고르는데
여러가지 디자인 중 핑크카드 라인업이 눈에 들어왔다.

라쿠텐핑크카드 라인업 디자인


역시 남자는 핑크 아니겠는가.
여성고객을 타겟으로 한 디자인이라는데 남자가 신청해도 문제없이 발급되더라.
막상 받아보면 그렇게 부담스러운 핑크색은 아니고, 또 실제로 써보니 아무도 신경 안쓴다.

에포스카드 메인으로 쓰다가 한 번씩 기분전환겸 쓰는 카드로 앞으로도 보유할 예정.

 

에포스 골드카드

일본에서 처음으로 만들었던 신용카드이며 메인카드이다.

내 에포스 카드의 경우 그동안 2번 카드가 바뀌었다.
노말카드 이용중 골드카드 초대장이 와서 연회비가 면제되는 골드카드로 업글.
그리고 올해 에포스 카드가 디자인 개편되어 새로운 디자인으로 교체.

내가 이 카드를 메인으로 쓰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처음 만든 카드이다
나는 이상하게 이런데서 의리를 지키는 편이다.

(2) 포인트 환급율이 높다
사실 골드카드라 해도 순수 포인트 환급율 자체는 에포스카드보다 라쿠텐카드 쪽이 높다.

다만, 내 경우에는 에포스카드 쪽이 포인트 환급율이 높아서 이 카드를 메인으로 쓴다.

이는 내 소비패턴과 관련이 있는데,
에포스 골드카드의 경우에는 자주 이용하는 가게를 3개까지 설정할 수 있고 그 가게에서 카드결제 시 포인트가 3배가 되는 혜택이 있다.

우리집은 공과금이 모조리 아내 카드로 집중되어 있기에
내가 하는 소비의 대부분은 편의점에서 담배사고 그냥 캔커피나 사 마시는 수준이다.

나는 일본의 메이저 편의점 세 곳(로손, 세븐일레븐, 페미리마트)을 자주 이용하는 가게로 설정해 두었으며,
에포스골드카드로 편의점 이용시 포인트가 3배가 되어 라쿠텐카드보다 환급율이 높아진다.

(3) 사용후 바로바로 알려준다
카드 결제를 하고 그 내역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게 한국 기준으로 보면 아주 당연한건데...
일본의 경우 이걸 제대로 안해주는 카드사가 너무 많다.
라쿠텐카드만 하더라도 결제하고 며칠 지나서야 결제내역을 알려준다.

그런데 에포스카드는 이 부분에서 꽤 만족스럽다.
예전에는 1000엔이상 결제시에만 메일로 알려줬는데,
최근 에포스카드가 어플 개편으로 하고나서부터는, 결제하면 금액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알람이 오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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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일본에서 신용카드 만들때 팁

외국인들의 경우 일본에서 신용카드를 처음 만들 때가 가장 힘들고 심사에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왜냐하면 화이트리스트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화이트리스트란 과거 신용이력이 아예없는 경우를 말한다.

신용카드회사는 카드발급 심사를 할 때 그 사람의 과거 신용이력을 조회하는데,
일본에 온지 얼마 안되는 외국인들의 경우 조회하고 자시고 할 만한 신용이력 자체가 없다보니 카드사 입장에서는 이 사람을 믿어도 되는지 의문을 품게 된다.

그렇기에 처음 신용카드를 발급 받을 때가 가장 어렵고,
그 이후 연체없이 잘 사용하면 2장 째부터는 신용이력이 쌓였기 때문에 은행계 골드카드도 신청하면 바로바로 승인난다.

사실 외국인의 경우 처음에는 운도 많이 작용하는 것 같지만 아주 조금이라도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존재한다.

(1) 가능하면 심사가 만만한 카드회사로 신청하자
은행권 카드, 아멕스, 각종 골드카드 등등 본인이 원하는 카드가 있더라도 일단은 좀 참고
처음에는 무조건 승인나기 쉬운 신용카드회사의 노멀카드를 노리자.

일본에서도 심사가 만만하기로 소문난 라쿠텐카드 혹은 내가 쓰고 있는 에포스 정도면 내가 써본 결과 무난한 것 같다.

(2) 입력할 때 정확하게 하자
당연한 것이지만 외국인의 경우 이런저런 입력 실수를 하는 경우가 많다. 꼼꼼히 정확히 입력하자.

(3) 거주기간, 급여 같은 정보는 살짝 오버해도 된다
카드 신청시, 현재 사는 집에서 얼마나 거주 했는지, 재정상황, 재직 기간 등등의 정보를 입력한다.

과거의 신용이력정보가 없는 외국인을 심사할 때 이러한 정보는 당연히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지며 정직하게 적어야 마땅하지만...

사알짝 오버해서 적어도 별 상관없다.
카드회사에서 확인할 방도가 없다.

단, 다니지도 않는 직장 정보를 입력하면 안된다. 재직확인 전화는 올 가능성이 꽤 높다.

(4) 한번 떨어지면 무조건 6개월 기다리자
간혹 A카드 신청해서 떨어지고 열받아서 바로 B카드 신청하는 경우가 있는데 하지말자.
아주 높은 확률로 B카드도 떨어진다.

왜냐하면 일본에서 카드 발급신청을 하게되면 "X월 X일 A카드 발급신청" 이라는 신용정보가 남는다.
그리고 발급이 되면 "Y월 Y일 A카드 발급완료" 라는 신용정보가 남게 된다.

그런데 만약 A카드를 신청하고 떨어지게 되면
"X월 X일 A카드 발급신청" 이라는 정보는 남아 있는데
발급이 완려되었다는 정보는 존재 하지 않는다.

신청한 이력은 있는데 발급한 이력이 없다.
누가봐도 떨어졌다는걸 알 수 있다.

즉, A카드 떨어지자마자 B카드를 신청하면
B카드는 신용정보를 조회할 것이고 위 내용을 확인할 것이다.

B카드 입장에서 보면
'이사람 A카드 심사 떨어졌구나. 그런데 바로 우리 B카드로 또 신청을 했네. 이 사람 돈이 급한 거 아닐까? 뭔가 불안한데...'

이런식으로 B카드도 발급이 거부될 가능성이 아주 높아진다.

그러면 왜 6개월을 기다려야 하냐면,
"X월 X일 A카드 발급신청" 이라는 정보가 6개월 이후 사라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한 번 심사에서 떨어졌다면 괴롭겠지만
자신에게 불리한 정보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다시 도전 하는게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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